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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차이 인정하고 대화할때… "우린 다시 완벽한 파트너"
리더 간의 갈등, 어떻게 해결하나?
NBA(미국 프로농구) 명문인 LA 레이커스(Lakers)에 최고의 스타 두 명이 팀에 합류했다. 코비 브라이언트(Bryant)와 샤킬 오닐(O'Neal)이었다. 둘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LA 레이커스의 시즌 3연패 달성에 기여했다. 그러자 두 사람의 주도권 확보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급기야 경기 중에 서로에게 패스를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레이커스는 2004년 시즌 준우승에 머물렀고, 2005년엔 플레이오프에서 초기 탈락했다. 샤킬 오닐은 이적됐고, 명성 높던 필 잭슨 감독은 경질됐다.
이 런 갈등은 기업에서도 흔하다. 회사 회의 시간에 임원들이 모이면 몇 명은 서로 인사도 없이 외면해 버리곤 한다. 그때마다 부하 직원들은 한숨부터 나온다. 빨리 승부가 나서 어느 한 명이라도 회사를 떠나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환상의 커플로 여겨졌던 애플의 스티브 잡스(Jobs)와 존 스컬리(Sculley)의 만남 역시 불과 2년 만에 증오와 적개심으로 끝나버렸다. 1985년 잡스는 12년의 '유배' 생활을 떠나야 했다. 이런 갈등은 회사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회사의 존속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사내 리더들 사이의 갈등,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조직 내의 갈등은 공식적 관계보다는 비공식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스컬리와 잡스의 갈등이 그랬다.
스 컬리는 1983년 애플 창업자인 잡스의 추천으로 애플의 CEO로 영입됐다. 그러나 이것은 두 사람의 공식적인 관계일 뿐이다. 두 사람의 본심은 약간 달랐다. 스컬리는 자신이 잡스를 애플의 진짜 왕(王)으로 만들어줄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자임했다. 반면 잡스는 스컬리를 '자신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은인'으로 생각했다.
이런 비공식적인 관계는 기존 애플 경영진을 둘러싼 미묘한 역학 관계에서 비롯됐다. 스컬리가 합류하기 전까지 애플은 CEO인 마이크 스콧과 이사회 의장인 마이크 마쿨라가 창업자이자 제품 담당자인 잡스와 각종 의사 결정에서 3자 합의 체제를 이루고 있었다. 스콧과 마쿨라의 눈에 잡스는 창의성과 에너지가 넘치지만 상업적인 감각이 부족했다. 두 사람은 잡스를 견제했다. 여기에 불만이 많았던 잡스는 지원군이 필요했다.
1. 비공식적인 관계에 주의하라
바 로 이런 때 잡스는 스컬리를 만나게 됐다. 스컬리는 베이비붐 세대를 대상으로 '펩시 제너레이션' 캠페인을 성공시키며 전설적인 마케터로 등극해 있었다. 잡스는 스컬리가 모든 사람의 손에 애플 컴퓨터를 하나씩 들려줄 마케팅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그를 CEO로 영입하면 쓸데없는 사람들의 잔소리를 잠재우고, 자신의 사업 비전을 지원하는 '자상하고 옳은 아버지'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반면 스컬리에게 잡스는 세상을 바꾸는 영묘한 존재처럼 보였다. 스컬리는 그를 '애플의 왕'으로 만들고 함께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나 애플 이사회 임원들은 두 사람의 이 같은 비공식적이고 내면적인 관계를 살피지 않고, 섣불리 스컬리 영입에 동의했다. 이는 커다란 재앙의 시작이었다. 임원들은 "둘이 지나치게 친한 것 같다"고 말하는 게 고작이었다. 아무도 두 사람이 왜 그렇게 친한지, 그래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사람이 없었다.
스콧 대신 스컬리가 CEO로 영입되자, 애플의 3자 권력 균형은 무너져 내렸다. 애플 사사(社史)는 "잡스는 갑자기 고삐가 풀린 것과 같았다. 사람들은 고질라가 우리에서 풀려난 것 같다고 수군거렸다"라고 적고 있다. 잡스가 경영 전면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스컬리는 예전에 잡스에게서 찾지 못했던 점들을 뒤늦게 발견하기 시작했다. 스컬리는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시스템 맨'이었고, 잡스는 직관과 감정을 중시했다. 스컬리는 조직적인 통제를 선호한 반면, 잡스는 경멸했다. 두 사람은 처음 가졌던 호감 때문에 서로의 차이를 과소평가했다. 두 사람은 충돌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매킨토시의 실적이 악화되자 잡스는 자신의 제품에 회사가 적절한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매장까지 빠른 수송을 위해 항공 수송을 이용하자는 제안을 하면, 비용 문제로 거절당한다는 것이었다. 잡스의 눈에 스컬리는 자신이 실패하지 않도록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실패를 부추기는 '부당한 권위자'로 보였다. 거꾸로 스컬리도 불안에 빠졌다. 그는 잡스의 과격한 발언에 놀라곤 했다. 그는 자신이 회사 경영의 주도권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잡스를 '무모한 괴물'로 여기기 시작했다. 비공식적인 관계가 변형된 것이다.
1984 년 한 회의에서 스컬리가 드디어 폭발했다. 잡스가 맡은 사업부의 보고서들이 기본적인 사항조차도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큰 소리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3월에는 두 사람이 만나 큰 언쟁을 벌였다. 이제 두 사람의 관계는 끝이었다. 5월 말, 이사회는 잡스를 공식적으로 매킨토시 사업부 부사장 자리에서 해임시켰다.
2. 상대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습관부터 고쳐라
잘 못된 비공식적인 관계를 고치는 첫 번째 단계는 기존에 상대방과 충돌을 빚던 커뮤니케이션 상의 잘못부터 바로잡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할 때 말하는 습관, 행동하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사람은 상대의 말과 행동만으로 지레짐작하기 쉽기 때문이다. 말과 행동이 바뀌면 생각도 바뀔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두 사람이 말과 행동을 주고받는 상호 작용의 패턴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유용하다. 그림을 그릴 때는 4개 항목을 먼저 마름모꼴로 배치한다. 즉 ①내 생각 구조(프레임) ②내 말과 행동 ③상대방의 생각 구조(프레임) ④상대방의 말과 행동이 그것이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 따라 적절한 내용을 기입한다. 예를 들면 스컬리와 잡스의 경우 '스컬리의 행동' 밑에는 '코치하되, 잡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음'이라고 적고, '스컬리의 프레임' 밑에는 '자신의 역할: 코치/자상한 아버지'라고 적는 식이다. '잡스의 행동'과 '잡스의 프레임' 밑에는 각각 '스컬리의 말을 듣되 행동에 변화는 없음', '자신의 역할: 감탄하는 피보호자'라고 적는 식이다.
이 렇게 현재의 상황을 정리하면 각자의 습관과 역할이 드러난다. 무엇이 잘못된 습관인지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다음 단계는 그것을 고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 상대가 너무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라고 느껴질 때, 본인이 먼저 단정적으로 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 대화 속도를 천천히 하면서 상대의 걱정과 우려를 먼저 말하게 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LA 레이커스의 코비와 오닐의 경우는 '말과 행동' 차원에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두 사람은 7년 이상 같은 팀에서 함께 뛰면서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지만, 한 번도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해본 적은 없다고 한다. 서로 자기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했기 때문이다. 필 잭슨 감독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음에도, 당사자들의 관계 개선 의지는 한참 부족했던 것이다.
3. 갈등의 구조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라
보 통 다른 사람과 갈등이 생기면 나에겐 아무 잘못도 없고, 모든 잘못은 상대방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상대방이 바뀌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아전인수격의 상황 파악은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장애가 된다. 상대가 먼저 누그러져 자신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버티기 게임'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갈등의 원인은 쌍방 모두에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갈 등 해결을 위해서는 갈등의 구조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1)나는 지금 상대방과 어떤 비공식적 관계를 맺고 있는가? 2)나는 자신과 상대방이 해야 할 비공식적 역할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3)내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추구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이 세 가지 요소에 따라 구조를 파악하면 갈등의 원인이 상대방뿐 아니라 나에게도 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남은 틀리고 내가 옳다'는 관점에서 '나도 옳고 남도 옳다'는 관점으로 바뀔 수 있다.
마 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Gates)와 스티브 발머(Ballmer)의 사례를 살펴보자. 두 사람은 하버드대 기숙사 룸메이트였다.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사업 전략과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스티브 발머는 회사의 운영 전반을 담당해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
그러나 2000년 빌 게이츠가 CEO 자리를 스티브 발머에게 넘기면서 뜻밖에 둘 간의 대립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게이츠는 CEO에서 물러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총괄(Chief Software Architect) 담당을 맡았지만, 주요 의사 결정에 계속 CEO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했다. 심지어 CEO인 발머를 회의석상에서 비난하거나 폄하하기도 했다. 격렬한 논쟁 끝에 게이츠가 회의실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두 사람의 대립에 부하 직원들은 좌불안석이었다. 경쟁자의 위협이 점점 거세지고 있었는데도, MS는 신제품 추진에 대한 의사 결정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일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그 런 두 사람이 어떻게 갈등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가장 간단하고도, 가장 어려운 것, 즉 '대화'에 있었다. 두 사람의 갈등이 점차 심각해지자 보다 못한 이사회는 둘 간의 비공식적 모임을 주선했다. 2001년 2월, 시애틀 근교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두 사람은 위에 예로 든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서로 주고받았다.
게이츠는 이 만남 이후 "바뀌어야 할 사람은 바로 나"라며 본인의 책임을 인정했고, 발머 역시 "CEO로서 무엇을 우선 챙기고, 언제 다른 사람에게 믿고 맡길지를 배웠다"면서 관계 회복을 선언했다. 그 뒤 게이츠는 회의 중 발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자제하는 것은 물론, 발머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도록 보고 체계를 정리했다. MS는 이 갈등을 교훈으로 삼아 2006년 게이츠가 경영 일선에서 전면 은퇴 하는 작업을 순조롭게 끝낼 수 있었다.
4. 관계 감수성을 키워라
리더들이 서로 갈등을 피하고 이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계 감수성'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여러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적·윤리적·정치적 문제들을 섬세하게 파악하고 능숙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모 니터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관계 감수성은 6가지 특성으로 나눠진다. 호기심과 용기, 겸손과 희망, 이해와 인정, 섬세함과 새로움, 관대함과 생산성, 공감과 책임감 등이다. 관계 감수성을 갖춘 대표적인 리더로는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꼽힌다. 그는 어떻게 풍부한 관계 감수성을 계발할 수 있었을까? 그는 남에게 없는 세 가지를 갖추고 있었다.
첫째는 실망스러운 상황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복원하려고 노력하는 도전 정신이다. 둘째는 좋건 나쁘건 모든 경험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보려는 연구 정신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계를 바라보는 안목이다. 지금 당신은 누군가와의 갈등 때문에 고민하는가? 그렇다면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적을 없애고 싶은가? 그렇다면 친구를 사귀어라"라고 한 말을 기억하라. 거시적인 관점에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갈등 해결에 최고의 처방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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